"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던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으나
바쁘다 보니 블로그에 글 한 줄 쓰는 것도 쉽지가 않다.

 

구슬 꿰는 일은 역시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에게나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간만에 짬이 난 덕분에
원래도 스타였지만 요즘 진짜 핫한 스타가 되어버린 손석희 이야기를 잠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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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손석희가 구설에 올랐다.

 

표면적으로 언급되는 건 '폭행' 관련이다.

그런데 살짝 조금 더 들여다보면 '폭행이 발생한 이유'가 진짜 문제이다.

벌써 수많은 추측과 설들이 난무한다.

 

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야기는 역시
"표면은 '폭행'이지만 실제 내용은 '여자'에 관련한 사항"
라는 것인데,

 

대충 뉴스 댓글들을 돌아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손석희는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다!".. 라고

 

손석희가 참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가졌기는 한가보다.

 

그런데 사실 좀 많이 우습다.

그럴 사람이 아니긴 뭐가 아니냐는 것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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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관련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사실 나는 그리 놀랍지도 않았다.

 

왜냐면
예전부터 나는 손석희를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비정상적이라는 건 다른 뜻이 아니고, 지나치게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임)

 

그래서 내 눈에는 손석희가 항상 살얼음 위에서 춤추는 광대처럼 보였다.
언제 깨져서 빠져 버리게 될지 모를 살얼음판.

원래 가식이란 건 그렇게 살얼음판과 같은 것이다.

 

반듯하고 신사적인 이미지가 끝까지 가는 경우는 잘 없다.
인간은 본시 그런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살얼음은 깨지게 마련이고
인간의 가식 또한 누군가에 의해서 대개는 다 드러나게 된다.

 

가식은 살얼음 같은 것이지만 거울 같은 것이기도 하다.
투명하고 맑지만 작은 충격에도 산산이 무너져 내리는 게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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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도 나는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안희정과 이재명 지사를 비교해서 썼던 글에서이다.

 

그때 안희정을 두고도 나는 같은 이야기를 했었다.

 

평소엔 더없이 맑고 투명하게 사물을 비추어내지만
작은 충격에도 여지없이 무너져 내리는 특성을 가진 거울처럼,
안희정 같은 가식적 인간은 항상 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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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보기에 손석희는 안희정과 같은 사람이었다.

 

너무 깨끗하고 반듯한 이미지를 가진 사람.
그래서 한순간에 무너져 내릴 수 있는 사람.

 

사실 완벽하게 깨끗하고 반듯한 인간이란

가식으로 만들어낸 허상일 때만 존재가 가능하다.

 

그러나 또 대중은 그런 허상에 쉽게 속는다는 게 늘 함정이다.

세상을 쥐락펴락하고 싶은 권력자들이 가식에 목맬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깨끗하고 반듯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가식을 통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컨트롤 하려 한다.

 

그래서 또 이들은 늘 자신의 모습과 닮은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이 만들어낸 허상에 취해서 살아간다.

 

해서, 나는 이런 부류의 인간들을
"거울 앞에 선 나르시시스트"라고 부르고 싶다.

 

그리고 또 이들은

자신이 가식으로 만들어낸 나르시시즘에
자신 또한 빠져서 헤어나질 못하다가
결국 그 나르시시즘에 빠져서 자신도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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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앞으로도 손석희의 사회적 지위가 계속 보장될진 모르겠으나
내가 볼 때 언론인으로서의 손석희는 사실상 끝났다.

 

아무리 일이 잘 해결된다고 해도 손석희의 옛 명성은 이제 되찾을 수 없다.
이제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사람들은 의심하고 갈고리 눈으로 볼 것이다.

 

가식으로 만들어진 신뢰란 그런 것이다.

맑고 반듯하지만 작은 충격에도 산산이 무너져 내리는 거울처럼

그런 필연적 조건을 가진 것이 또 바로 가식적 삶인 것이다.

 

사실, 이번 손석희 사건이 진짜 폭행이었느냐
아니면 취업 청탁을 목적으로 한 프리랜서 기자의 공갈 협박인 것이냐
라는 진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이미 그 이면에 대한 이야기들이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이것은 적잖은 충격이 될 것이고 그리고 결국 손석희라는 거울은 깨지게 될 것이다.

 

단언컨대, 그의 앞날은 생각보다 험난한 가시밭길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지성의 결정체요 가장 신뢰받는 저널리스트라 명명되던 손석희는 더 이상 없다.

 

그는 이제 그저 복날에 털 그슬려질 똥개 새끼에 불과한 존재가 되었다.
대중에 의해 숱하게 두들겨 맞고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그의 말은 더 이상 신뢰받지 못하고 그의 행동 하나하나는 앞으로 모두 의심받게 될 것이다.

 

가식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란 그런 것이다.
거울 같은 삶이란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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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이재명을 좋아한다.

 

깨끗하고 반듯한 가식적 이미지로 포장하여 사람들을 현혹하는 게 아니라
투박하지만 그 자신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은 웬만한 충격 따위엔 흔들릴 일도 없고
쉽사리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래서 무쇠 기둥 같은 사람이 이재명이다.

 

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 
그리고 뛰어난 문제 해결 능력을 가진 사람,

바로 그런 사람이기에 정상적인 사고가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재명을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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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바쁜 시간 쪼개가며 손석희 관련 이런 글을 쓴 이유는 궁금한 점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손석희의 진짜 인간성에 관한 것인데,

 

혹자들의 주장처럼, 
만약 이번 일이 손석희가 정말 누군가의 사주에 의해 억울함을 당하게 된 거라면,

만약 정알로 그런 거라면 이 시점에서 손석희는 이재명 지사에게 동병상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얼핏 했더랬다.

 

자신도 억울한 지경이 되어보니 죄 없는 이재명을 죽이려 했던 자신의 지난 과오에 대해서 반성하는 마음도 생겼지 않을까 하는..그런 거 말이다.

 

해서,

"억울한 심정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런데 나 때문에 이재명 지사는 또 얼마나 억울했을까".. 라며 반성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보게 된 것이었다.

 

그러나

 

물론, 아무 쓸데 없는 상상일 뿐이다.
애초부터 그럴 가능성은 말 대가리에 뿔이 돋을 확률보다도 적은 것이니 말이다.

 

사실은,

단 한 번이라도 손석희가 이재명 지사에 대하여 그런 미안한 마음을 가졌던 적은 있는 걸까..

라는 분노 섞인 의문이 있었기에 글로도 한번 써보고 싶었던 것일 뿐이고,

 

또한, 내 보기에 손석희가 그리 억울한 입장인 것 같지는 않다.
그저 터질 게 터진 것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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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아직도 정말로 억울한 사람은 손석희가 아니라 이재명 지사이다.

손석희 류의 인간들에게 당한 것 때문에 이재명 지사는 여전히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러한 일들을 겪어야 할 것이다.

 

만약 정말로 대한민국이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라면 언론이라는 미명하에 특정인을 죽이려 조작 방송까지 했던 SBS 같은 방송사는 퇴출되어야 한다.

그건 방송 일에서 간혹 있을 수 있는 취재 실수 따위가 아니라 명백한 의도적 조작 방송이었기 때문이다.

지능이 돼지 수준이 아니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개인적 스탠스와 사익을 위해 이재명 죽이기에 동참했던 손석희 같은 언론인도 당연히 퇴출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방송 9단이라고 할 수 있는 손석희 같은 사람은 이재명이 죄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개인적 스탠스 때문에 진실을 피해갔다.

아니 진실을 회피한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이재명을 죽이는 것에 동참했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손석희는 저널리스트로서의 찬사를 받을 자격이 없는 인간이다.

 

물론, 내가 손석희에 대하여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한다고 해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을 파헤친 그의 공로를 전부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잘못은 잘못이되 공은 또 공이니까.

 

그러나 손석희 역시 사익 앞에서는 거리낌 없이 대의를 저버린 사악한 저널리스트였을 뿐이라는 사실을 최소한 대중이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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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손석희에게 전할 기회가 있다면 나는 말해 주고 싶다.

"자신의 사익이나 사주를 위해, 또는 진영 논리만을 위해서 방송하는 자는 더 이상 최고라는 호칭을 받는 저널리스트가 되어서는 안 되는 게 마땅한 일 아닌가?
라고 말이다.

 

무튼,

 

가식의 거울은 깨지게 마련이다.
진실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사필귀정이라 했든가..

이재명 지사가 자주 쓰는 이 사자성어가 오늘따라 유난히 더 새롭다.

 

또 세상은 희정이나 석희 같은 가짜들의 의도대로만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늘 재미있다.